생명의강학교에서 띄우는 편지

생명(生命)이 꿈틀거리는 시기로 봄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개교 후 생명의강학교의 5월은 초록의 푸르름과 더불어 학생과 교사 모두 주님 안에 몸도 마음도 믿음도 왕성하게 자라나는 시기였습니다.
통학차량 안에서 쉴새없이 조잘대던 소리 사이로 창밖의 나무와 바람을 느끼게 되고, 점심시간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운동장을 누비고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어찌나 생동감이 넘치는지요. 아이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래서 태백시 하사미동에 자리잡은 생명의강학교에는 날마다 아이들의 숨결이 꿈틀꿈틀 자라나고 있습니다. 나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알고, 주님 안에서 함께 하는 기쁨과 슬픔이 무엇인지 체험하며 나누고 있습니다.
사실 교사이지만 학생들이 친구들을 아끼고 사랑하고 또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밭에 있는 비닐을 제거하기 위해 쉬운 방법을 생각해내고, 옆에 있는 친구가 감정이 상해 있을 때 위로하는 말을 할 줄 알고, 친구의 약한 점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줄 줄 아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때 우리 아이들 속에 주님의 보물이 감추어져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보물이 저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합니다.
 물론 아이들의 불평하는 소리에 힘이 빠지고 성실하지 않은 모습을 어떻게 일으킬 수 있을지 힘들게 고민합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로운 수업시간이 될 수 있을까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교사로서 제가 진 무게로 인해 어깨가 쳐질 때면 예수님이 저와 함께 하심을 기억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지친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할 것이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 영혼이 쉼을 얻을 것이다. ” [마 11 : 28-30]
 저에게 생명의강학교는 날마다 배움의 터전입니다. 특별히 하나님은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넘어지고 또 일어서면서 몸으로 터득하게 하십니다.
생명의강학교 공동체에서 예수님의 온유함과 겸손함을 보게 하시고, 공동체 각 사람 속에 있는 예수님을 발견하고 그래서 더 겸손하게 만드시는 우리 주님을 찬양합니다.
 갈등 속에서 더 생동감 있게 자라나는 생명력의 강함을 지난 3개월동안 체험하게 하시고 또 앞으로 만들어 가실 모든 일들에 기대해 봅니다.


2010. 6. 10 소피선생님으로부터